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세금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효이자율이 마이너스대로 떨어져 예금을 하면 손해가 나는 상황이 빚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29일부터 6개월∼3년제 정기예금에 대한 영업점장 우대금리(지점장이 재량으로 줄 수 있는 보너스금리)를 0.15%포인트 일괄인하하고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0.20%포인트 내린다. 또 정기적금과 상호부금 금리도 1년 이하는 0.2%포인트, 1년초과 5년 이하는 0.3%포인트를 각각 낮춘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영업점장 우대금리 포함)는 연 4.6%와 연 4.45%로 각각 낮아진다. 하나은행도 29일부터 은행 주력상품인 '하나기쁜날정기예금' 금리를 연 4.8∼4.9%로, '고단위플러스정기예금'(연동형) 금리를 연 4.8%로 각각 0.1%포인트 인하한다. 농협중앙회는 내달 3일부터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를 각각 최고 0.2%포인트와 0.3%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또 장기주택마련저축은 현행 연 6.0%에서 연 5.7%로 0.3%포인트 낮추고 보통예금과 저축예금은 3개월 평균잔액이 20만원 미만인 경우 이자를 주지 않기로 했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은 지난 24일자로 정기예금 금리를 6개월 이상 3년미만은 0.1%포인트, 3년이상 4년 미만은 0.2%포인트, 4∼5년은 0.3%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또 1년제 퍼스트재형저축과 주택청약예금의 금리도 각각 연 4.4%, 4.9%로 1%포인트씩 내렸다. 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최저 4.6%로 떨어짐에 따라 명목이자율에서 세금(이자소득의 16.5%)과 물가상승률(작년 평균 2.7%)을 뺀 실효금리는 1% 내외로 떨어졌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중 은행의 수신 평균금리는 연 3.97%로 전월에 비해 0.04%포인트 떨어졌다. 수신금리가 연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연 3.99%) 이후 처음이다. 또 은행의 대출 평균금리(신규대출 기준)는 전월에 비해 0.07%포인트 떨어진 연 6.65%를 기록, 지난 96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김인식.안재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