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를 근간으로 한 현행 호적편제가 조기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인수위는 가급적 연내에 호주제를 폐지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며 "여성부 등 정부의 당초 구상에 비해 호주제 폐지 시기가 상당히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호주제 폐지의 공론화를 주도해온 여성부는 폐지안을 중장기계획(향후 5년)에 담았을 뿐 구체적 폐지시기는 못박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한명숙 여성부장관은 최근 정권인수위 보고에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여성부 안에 '호주제폐지 대책기구'를 신설,폐지작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성부도 △(1단계)사이버 지지자 1백만명 모집과 이들을 통한 호주제 폐지 알리기 △(2단계)오프라인상에서의 홍보·교육 △(3단계)관련법 개정과 폐지에 대한 불안계층 설득 등 '3단계 전략'을 마련했다. 여성부 관계자는 "현행 호적편제를 대체할 방안으로는 부부와 미혼자녀를 기본단위로 하는 '가족부(家族簿)'의 신설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여성개발원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호주제를 폐지하면 전통적인 가족질서가 무너져 '나라가 망한다'는 식의 막연한 불안감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일제의 잔재인 호주제를 폐지함으로써 수평적,민주적 가족질서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