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속락하고 있는 와중에 28일 채권시장에서 '공(空)매도 사건'이 발생했다. 채권시장에서 머니게임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징조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기관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고채 이상거래=28일 오전 채권 장내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2-12호) 1천6백억원어치가 장외시장보다 0.10%포인트 낮은 연5.24%에 거래되는 이상매매가 발생했다. 국채전문딜러(프라이머리딜러)들이 시장조성을 위해 내놓은 호가를 보고 외국계 은행이 매수주문을 내 거래가 체결됐다. D증권사 채권딜러는 "이번 호가는 국채를 비싸게 팔겠다는 주문이었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UBS은행의 매입요청으로 거래가 체결되자 국고채 10년물을 보유하지 않고 있던 프라이머리딜러들은 국고채 10년물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프라이머리딜러들이 사실상 공매도를 한 셈이다. 프라이머리딜러들은 이날 오후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국고채 10년물을 매수,결제를 이행했다. 이 과정에서 프라이머리딜러들은 5억원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투기성 매매=이날 국고채 10년물 거래는 투기성이 짙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 채권딜러는 "유통물량이 적은 국고채 10년물을 한꺼번에 1천6백억원어치를 사들이는 것은 금리하락을 예상한 단타매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신 채권팀 관계자는 "채권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금이 집중되면서 채권시장이 머니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상승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동안 급증하던 투신사 MMF(머니마켓펀드) 잔고는 지난 24,27일 이틀동안 1조7천억원가량 감소했다. 신해용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장은 "금리가 급반등세로 돌아설 경우 수익률 하락 등에 따른 충격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