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클라크 <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사장 mark.clark@kor.ccamatil.com > 인도를 여행하고 온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인도에서 편하게 갈아입을 옷을 사기 위해 시장으로 갔다고 한다. 아주 표준형의 체격인 그 사람은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찾아 이곳 저곳을 헤매고 다녔다. 허리가 작은 옷과 큰 옷은 있는데 중간 크기의 옷이 없었던 것이다. 그것은 결국 허리가 잘록한 가난한 사람들과 배가 튀어나온 부자들만 있고 적당한 정도의 허리둘레를 가진 중산층이 없다는 것이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공식적으로 사라졌지만 아직 그들의 생활에서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귀족계층은 배가 나온 것을 품위로 여기고 하층민들은 생활고 때문에 깡마른 체구이다. 미국에서도 한때는 '뚱뚱한 부자'라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이 말은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부자는 더 이상 뚱뚱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균형 잡힌 영양을 취하면서 다이어트를 실천하고 헬스클럽에 등록해 열심히 운동을 하기 때문에 나이에 관계없이 몸매가 유지된다. 그래서 미국의 뚱보들은 대개 가난한 사람들이다. 한국도 이제 뚱뚱한 부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대개 비만의 원인은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인데,부자들은 이제 밥이나 국수 등의 탄수화물은 많이 섭취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건강관리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지하고 있다. 헬스클럽이 급속도로 번져 나가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한국에 와서 살면서 부러운 점은 한국인들은 왕성한 식욕에 비해 몸매가 날씬하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이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하지만 한국인들이 회식 때 먹는 고기와 밥의 양에 비하면 많은 것이 아니다. 체중과 비례해서 보면 더더욱 그렇다. 많이 먹어도 비만이 되지 않는 것은 한국인들이 부지런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체질적으로 먹어도 살이 덜 찌는 복을 타고 났기 때문이다. 한국은 식생활에서 이미 부자나라의 대열에 들어섰다. '뚱뚱한 부자'란 말은 모순이 되어간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 전문가들은 적게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한다. 적게 먹으면 적게 준비해도 된다. 그러면 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든다. 남는 음식이 없으니 환경도 보전된다. 부족한 듯 해야 음식도 맛있는 법이다. 환경도 살리고 건강도 지키면서 그 여분으로 굶주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