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yh@ksf.or.kr "파도가 험할수록 뱃사공의 가슴은 뛴다." 누가 했던가,참으로 좋은 말이다. 고난과 역경의 비상상황에 직면하면서도 투지와 의욕을 불태우며 힘차게 도전하는 멋진 사나이.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와 배짱이 있거나 평소부터 실력을 갈고 닦아 준비된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값진 '가슴'이다. 이런 가슴을 가진 사람을 지도자나 상사로 모시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이런 가슴의 소유자와 부부가 되어 살아가는 이 세상의 아내들은 선택받은 여자들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슴 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여름이었다. 미국에서 탄생한 첫손녀를 보기 위해 시카고행 비행기를 타며 "가슴이 뛴다"던 내 아내,할머니가 된다는 서글픔보다 손녀를 만난다는 설렘에 가슴 뛰는 여자의 마음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까. 소떼를 몰고 북한으로 갔던 '늙은 청년'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에서 읽은 이야기다. 새벽3시가 되면 일터로 가고 싶어 마음이 설레었다는 의지의 사나이,얼마나 알찬 인생인가,커다란 기대와 확실한 자신감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 바로 그러한 경지에 이르리라. 몇년전 대구에 갔다 올 때였다. 왕복기차 속에서 우연히도 '가슴뛰는 삶을 살아라'란 제목의 작은 책자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자기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 때,그 일을 통해서 가슴뜀을 느낄 때 자신에게서 우러나오는 정신에너지의 파장과 우주로부터 보내오는 에너지의 파장이 서로 일치해 일의 능률과 그에 따른 희열이 극대화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고서 얼마 안 있어 나는 '운명의 여신'에 이끌려 과학문화사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 나는 취임사에서 내가 읽었던 책의 이야기를 하면서 과학기술발전을 위한 사회문화적 토양이 되는 보람찬 우리의 일을 통해 '가슴뛰는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요지의 인사말을 했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가슴뛰지 않는 관성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소질과 소망에 따라 '가슴뛰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이 세상은 그 얼마나 살기 좋은 유토피아가 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