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전저점인 지난해10월의 584 밑으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체감지수는 전저점 밑으로 떨어진지 오래다. 내려가도 한참 더 내려가 있다. 지난 9.11테러사태 직후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시장 영향력이 가장 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지수를 계산할 경우 현 지수대는 490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같은 잣대로 지난 9.11사태 직후 지수는 466이었다. 10%도 차이가 안난다. 그만큼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손해를 본 투자주체는 개인투자자들이다. 9·11테러사태 당시와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주가를 비교할 때 지금 주가가 30~50% 비싼 수준이다. 바꿔 말해 개인들이 선호하는 중저가 종목의 주가낙폭이 훨씬 컸다는 얘기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개인이 집중적으로 산 종목은 크게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외국인이 매수한 종목의 주가 내림폭이 작았다. 개인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바닥이 아니라 지하로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 선호종목이 많이 하락했다 9·11테러사태 때에 비해 대형주의 주가는 아직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29만1천원으로 9·11테러 당시 17만4천원보다 훨씬 비싼 수준이다. 포스코 신세계 등은 거의 두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삼성화재 등 다른 대형주의 주가도 30~50% 올라와 있다. 이런 상황에서 9·11테러 때와 지수대가 비슷하다는 것은 결국 중소형주의 주가가 훨씬 많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특히 중소형주는 개인들이 주로 거래한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상대적으로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 얼마나 손해봤나 외국인은 올들어 10% 이상 주가가 오른 종목을 2천3백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0% 이내의 주가상승률을 보인 종목들도 3천8백억원어치나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주가가 10% 이상 오른 종목들을 1천9백33억원어치 팔았다. 0∼10%의 상승률을 보인 종목들에 대해서도 1천8백92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뿐 아니다. 10%의 하락률을 보인 종목은 6천9백47억원어치 사들였다. 10% 이상 떨어진 종목들도 4천6백69억원 순매수했다. 30% 이상 급락한 종목들도 5백9억원어치나 샀다. 개인들이 산 종목의 주가는 떨어지고 판 주식은 값이 올랐다는 얘기다. ◆무거운 대형주가 부담 종합주가지수가 전저점 밑으로 떨어진 게 부담이다. 현 상황에서 지수가 추가 하락한다면 대형주의 매도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관과 외국인이 손절매(로스컷)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수 하락이 손절매를 부추기고 다시 지수를 떨어뜨리는 악순환 고리가 나타났다는 얘기다. 미래에셋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은 "최근들어 국내증시가 미국시장에 철저히 연동돼 움직인다는 점에서 지수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긴 어렵다"며 "전저점이 무너진 이상 약세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