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냈다] 김형순 로커스 대표 (3) 영화에 얽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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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순 대표를 얘기할 때 영화를 빼놓을 수 없다.
로커스와 김 대표가 싸이더스 시네마서비스 넷마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표 주자들을 거느린 지주회사 플레너스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는 3월이면 플레너스의 경영권이 CJ엔터테인먼트로 넘어간다.
지난 29일 로커스는 플레너스를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남달랐던 그로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고객관계관리(CRM)기반의 콜센터와 멀티미디어 메시징(MMS) 등 모바일 인터넷에 사업을 집중,아시아의 IT 리더 기업이 되겠다"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김 대표와 영화의 인연은 깊다.
어릴 적 꿈이 영화감독일 정도였다.
그의 꿈은 나중에 '영화산업'으로 바뀌지만 영화와의 연결고리는 이어진다.
김 대표는 초등학교 때부터 남달랐다.
그는 친구들과 '007'로 유명한 만화책으로 한편의 시나리오를 녹음하며 놀았다.
녹음기의 녹음버튼를 누른 뒤 만화책 지문을 성우처럼 읽고 상황에 맞춰 각종 소도구로 음향효과를 냈다.
그리고는 자기가 만든 '영상없는 영화'를 감상하곤 했다.
경성고 재학중 학교에 새 방송시설이 들어오자 교장선생님께 며칠을 매달려 방송반을 만들었다.
PD를 맡은 그는 집에 있는 레코드 판을 다 들고와 방송을 하는 열성을 보였다.
연세대에서도 영화 연극 사진 방송 등의 동아리 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미국에 첫 발을 디딘 지난 82년.그는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던져놓고 영화를 보러 나설 만큼 영화를 좋아했다.
뉴욕의 맨해튼에는 소극장이 많은데다 장르별로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고 있어 그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아프리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피자로 점심을 때운 뒤 프랑스,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등 하루에 4편의 영화를 봤다.
뉴욕주립대에서는 유학생회장 신문편집장 등 서클 활동에 적극 나섰다.
학생인데도 하루 스케줄이 수첩에 빽빽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은 영화산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는 지난 2000년 5월 차승재 대표의 우노필름을 1백20억원에 인수한 뒤 싸이더스로 바꿔 영화 음반 매니지먼트를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주먹구구식의 운영이 아닌 체계화된 선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펼쳐나간 사람이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