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엊그제 재정투입을 통한 경기부양론을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늘리고 저소득층 지원 예산을 조기집행하는 방법이면 성장률을 추가로 1,2%라도 끌어올릴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를 피력한 것이다. 임기 막바지의 경제부총리가 새삼 경기부양론을 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경기급랭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전 부총리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경기상황은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통계청 발표로는 지난 12월의 소매판매가 2.2%의 이례적인 감소세를 보였고 설비투자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등 기업과 소비자 모두 크게 위축되고 있다. 아직 1월중 산업활동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올들어 더욱 나빠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경제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당장 시중의 자금 흐름이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은행예금 금리가 3%대로 내려앉아 실질금리로는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연일 국고채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도 실물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 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를 더 내리기도 어렵고 세금 인하도 당장의 경기부양조치로는 부적절하다"는 부총리의 발언도 그런 사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 등 대외변수를 배제한다면 경기급랭의 상당부분은 심리적 측면,다시말해 새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인수위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정책기조가 기업활력을 가로막고 재원의 뒷받침도 없는 분배론만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과 소비자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기대하기는 난망일 수밖에 없다. 경제주체들의 '경제하려는 마음'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정부 경제정책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번 강조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