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스전문 채널인 CNN의 설립자이자 CNN의 모회사인 AOL타임워너 그룹 부회장인 테드 터너(64)가 29일 부회장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터너 부회장은 이날 리처드 파슨스 최고경영자(CEO)에게 서한을 보내 "앞으로 자선사업 등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해볼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5월께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터너 부회장이 지난 2000년 AOL과 타임워너간 잘못된 합병을 주도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터너 부회장은 당시 CNN이 속해 있던 타임워너측을 대표해 온·오프라인의 세기적 결합으로 불리는 AOL과의 합병을 성사시켰으나,이후 심각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사퇴압력을 받아왔다.


이에 앞서 합병주도의 AOL측 대표인 스티브 케이스 회장도 얼마전 퇴진을 선언,합병의 주역들이 모두 물러나는 셈이다.


사실 AOL타임워너는 합병후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해 AOL의 온라인 사업부문을 축소하거나,분가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그룹은 이날 전세계 IT(정보기술)산업의 부진 등으로 지난해 미국기업 사상 최대액수인 9백87억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그룹측은 지난해 4분기 중 4백49억달러의 손실을 냈으며,여기에 4백55억달러에 달하는 AOL의 자산재평가 손실분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미국 재정적자의 절반에 해당할뿐 아니라 침체에 빠진 항공업계 전체 손실액의 10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때문에 케이스 회장과 터너 부회장의 동시 퇴진으로 AOL타임워너의 회생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회사측은 그간 출판 부문과 프로야구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을 매각하려 했으나 경영진이 극력 반대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두 경영자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남으로써 합병 책임을 둘러싼 비난에서 자유로워 지게 됐다"고 지적하고 "AOL타임워너의 구조조정 작업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촌평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