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로또복권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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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복권 열풍이 정말 대단한 모양이다.
이번주에는 총 당첨액이 무려 4백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하니 복권 구입 열기 또한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복권은 말그대로 횡재수를 꿈꾸는 '놀이요 재미'일 뿐이라고 하겠지만 이렇듯 온 나라가 떠들썩할 정도에 이른 것은 분명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정부가 앞장서서 좌판을 벌이고 있으니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렇지 않아도 횡재수를 꿈꾸고 확률에 베팅하는 도박산업이 날로 번창하고 있는 중이다.
경마 경륜 경정이 성업중이고 지자체마다 카지노 영업권을 따내지 못해 안달인 것이 지금의 형편이다.
작년에는 각종 도박산업에서 거둔 중앙과 지방의 재정수입 만도 2조원에 달할 정도였고 올해는 3조원은 족히 넘어설 것이라고 하니 이대로 가면 도박으로 나라 살림을 꾸린다는 말이 나오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물론 생활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는 면에서 복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온국민이 대박의 꿈에 젖어들고 온 나라가 "억,억"하는 소리에 정신을 빼앗기는 정도라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노력하고 땀흘리는 것에 대한 무시와 조롱, 폄훼로까지 이어진다면 나라경제의 장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복권만 문제인 것도 아니다.
요즘은 제도권 시장이라고 할 증권시장조차 기업가치를 반영하는 현물시장보다는 시세변화 만을 다투는 선물과 옵션 등 소위 대박 상품이 더욱 극성이다.
지난해 그토록 기승을 부렸던 부동산 시장의 투기열풍은 또 어땠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때 벤처산업 전체가 심각한 투기적 거품을 부풀린 끝에 결국은 스스로의 입지를 허물어버린데서도 알 수 있듯이 건전한 근로정신과 구체적인 생산활동이 아니고는 결코 아무런 국부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긴 설명이 필요없다.
정부로서는 당첨금을 줄이는 등 로또복권이 '놀이와 오락' 본연의 위치로 되돌아가도록 서둘러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자는 땅 투기에,서민은 대박 복권에 온 정신을 빼앗기고 있어서야 나라경제가 제모양이라고 할수는 없는 법이다.
땀흘려 일하는 것에 대한 경시,또 그것 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절망감,온갖 어려움을 무릅써야 하는 기업활동에 대한 질시 등 퇴영적 정신들이 복합적으로 얽혀들면서 대박 열풍을 낳고 있다면 그 해법은 너무도 분명하다.
근로하려는 마음,기업하려는 정신을 북돋우고서야 비로소 경제가 바로 선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