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과 함께 국제금융센터로 명성을 드높였던 일본의 도쿄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가 쇠락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월30일자)는 도쿄 금융가가 일본 경제와 증시의 장기침체로 아시아 지역을 관장하던 총괄본부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이 위치해 있으나,외환과 파생상품 거래 기능을 경쟁지인 런던에 빼앗기고 있다는 것이다.


◆'사요나라 도쿄'=도쿄에서 외국계 투자증권 회사들이 철수한다는 소식은 이제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수년전 네덜란드 계열인 ABN암로,프랑스의 크레디 아그리콜이 주식 영업을 중단하고 철수하자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스위스 CSFB,미국 JP모건체이스 등도 연이어 감원을 해 분위기를 흉흉하게 만들었다.


지난 연말에는 미 메릴린치마저 도쿄지점 인원의 3분의2를 정리 해고,도쿄 금융가를 냉각시켰다.


게다가 오는 3월에는 마지막까지 온라인 중개 영업을 했던 외국계 투자은행 3곳이 문 닫을 예정이다.


유명 투자증권회사들의 이같은 탈출 현상은 우선 도쿄증시 하락에 기인한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지의 지적이다.


기관투자가들이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지표로 삼고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를 보면 도쿄 증시의 비중이 1990년 31.2%에서 현재 8.8%까지 격감한 상태다.


작년 일본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가 19% 빠지며 82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추락하는 프랑크푸르트'=독일 유력지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차이퉁은 '프랑크푸르트가 금융센터로서의 기능을 잃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논란을 일으켰다.


이 신문은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프랑크푸르트의 금융거리인 마인하탄(Mainhattan)에는 드레스너방크의 두번째 건물이 세워지고 코메르츠방크 역시 유럽 최대인 5백석 규모의 트레이딩 룸을 열었지만 공실률이 높고 트레이딩 룸조차 비어 있는 좌석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같은 결과의 주요 원인으로 연방정부와 헤세 주정부의 반기업정서를 꼽았다.


연방정부는 기업들에 50%에 가까운 법인세를 부과,투자 의지를 꺾어놨고 주정부 역시 헤지펀드가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는 이유로 관련 회사설립에 반대해 왔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금융권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프랑크푸르트의 위상회복이 가능하다"며 "부실한 정부소유 금융회사가 소매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곳에서 경쟁하려는 외국 금융회사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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