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상장기업들의 작년 4.4분기 실적이 크게호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블룸버그통신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331개사의작년 4.4분기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2001년 1.4분기에 9.5%를 기록한 이후 거의 2년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주당이익(EPS) 증가율은 14%로 매출액 증가율을 조금 웃돌았다. 석유 및 전기회사, 생명공학회사 등은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통신회사와 금융회사 등은 오히려 줄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는데 그쳤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매출신장세가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많은 기업들의 실적호전이 영업신장 보다는 2001년 이후 경기상승세 둔화에따른 비용절감조치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라크 전쟁발발 우려에 따른 유가 오름세에 힘입어 세계최대 상장 석유회사인엑손모빌 등 에너지 기업들의 매출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에너지 회사들의매출액은 평균 34% 늘어났다. 이는 작년 11월과 12월 두달간 이라크 전쟁 위기 및베네수엘라 파업사태 등으로 유가가 15%나 뛴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엑손모빌의 분기 매출은 18% 증가한 562억달러에 이르렀고 전년동기에 26억8천만달러였던 이익은 40억9천만달러로 53%나 늘어났다.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회사들의 매출도 국제 유가 및 가스가격 상승 부담을 덜기 위한 자체 가격인상에 따라 15% 증가했다. 애틀랜타 전기회사를 소유한 `서던'사의 이 기간 매출은 14% 늘어난 24억6천만달러,순이익은 44% 증가한 1억6천7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에너지 기업들로서는 유가상승세가 오히려 실적호전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건관련 기업들의 매출액도 12% 늘어났다. 세계최대 생명공학회사 암젠은 빈혈치료제 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57% 늘어난 17억7천만달러에달했고 순이익은 1억6천300만달러에서 4억5천640만달러로 배 이상 불어났다. 펀드 매니저 크리트 토머스는 보건분야가 "경제흐름에 덜 민감한 편"이라며 "작년 4.4분기 경기가 부진했던 게 보건분야에는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분야는 경기둔화와 신규 장비구매 유보 등에 따라 매출이 영향을 받았다. 특히 통신회사들의 매출액은 1.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AT&T와 경쟁사들이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서비스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융서비스 회사들의 경우에는 평균 매출액이 0.8% 늘어나는데 그쳤다. `야누스캐피털 그룹'의 매출액 감소율은 26%나 됐다.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뮤추얼 펀드에서 돈을 빼낸데 따른 것이다. 한편 세계 2위의 자동차메이커 포드는 2005년까지 3만5천명을 감원하고 5개 공장을 폐쇄키로 하는 계획을 추진한데 힘입어 작년 4.4분기 실적이 약간 개선됐다.매출액은 2.1% 증가한 416억달러를 기록했고 순손실폭은 전년동기의 50억달러에서 1억3천만달러로 크게 줄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신규 설비투자가 활성화돼야 매출이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문제가 풀려야 설비투자가 늘어날 수 있을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