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10월,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프레스노 대학에서는 캠퍼스 내에 주차티켓발매기를 설치키로 하고 공개 입찰을 실시했다. 그런데 입찰과정에서 미국내 주요업체들을 물리치고 한국의 한 중소기업 제품이 채택돼 화제를 모았다. 미국내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 업체로부터 주차관련시설을 도입하는 것이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에 공장과 본사를 두고 있는 큐비에스(대표 김세용)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가 주차티켓발매기 시장에 뛰어든 건 외환위기를 겪던 지난 97년. 냉·온수기 핵심부품인 냉·온수탱크를 제조하던 김세용 대표는 수출품을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 국내외 수요가 급증할 주차 관련 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갖은 어려움 끝에 제품을 개발했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팔아야 할지 막막했다. 김 대표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카탈로그를 제작했다. 그리고 미국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시장을 공략키로 하고 자기 회사를 위해 뛸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직원 중에 캐나다 밴쿠버에 지인을 두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그 편에 부탁했다. "일단 시(市)를 공략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시청으로 자료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 달 후에 밴쿠버시의 교통주차운영과 관련된 납품업자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직원 2명과 밴쿠버로 날아갔다. 김 대표는 "해외 납품업자들을 만나고 온 이후 미국 캐나다의 기후와 교통문화에 맞춰 제품을 다시 개발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북쪽 외진 마을에 처음으로 주차티켓발매기를 설치했다. 그때 만난 캐나다인 딜러 톰 루카스씨는 현재 친구이자 사업 파트너다. 현재 큐비에스의 주차티켓발매기는 미국 13명,캐나다 3명의 현지 딜러들이 판매와 설치 보수를 책임지고 있다. 99년 총 36만달러에 그쳤던 수출액이 2001년 82만달러,지난해 1백53만달러로 늘었다. 지난해 이 회사 총매출의 25%에 이른다. 큐비에스는 앞으로 3년내 연간 수출액을 8백만달러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의 주차티켓발매기는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차문화 선진국들의 제품과 사례에 대해 3년간 15억원을 투입,연구해 개발한 것이다.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를 목표로 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이 회사가 만드는 주차티켓발매기 '뱅가드오에스'는 무인 무선기기로 현금은 물론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도 사용할 수 있는 첨단 디지털기기이다. 큐비에스는 그동안 7백대를 수출했고 서울시 노상주차장에도 이를 설치했다. 이 회사는 올 매출 목표를 1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032)819-5380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