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포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55)는 최근 영국을 방문,각종 인터뷰와 강의를 통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영국 산업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83년 컨설팅회사인 모니터 그룹을 동료 교수들과 함께 설립해 관심을 모았던 포터 교수는 오마에 겐이치 전 맥킨지 컨설턴트 등과 함께 경영전략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인물. 파이낸셜타임스는 "택시 운전사도 할 수 있는 얘기들이지만 그는 독특한 화법으로 강의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그 비결을 5가지로 분석했다. ◆청중을 존경하라=반감을 갖는 청중에게도 그는 예의바른 자세를 유지한다. 물론 청중에게 과도한 친밀감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청중이 특정 분야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강의를 한다는 점이다. ◆청중과 자신을 동일시하라=영국 산업의 찬란했던 과거를 얘기할 때 포터 교수는 2인칭 대명사인 '유(You)'를 사용했다. 그러나 단점 등 어두운 점을 지적할 때면 1인칭 대명사인 '위(We)'로 얘기를 시작했다. 사소하면서도 민감한 어휘 선택은 의식한다고 해서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청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의외로 크다. ◆신뢰할 만한 근거를 각인시켜라=포터 교수는 산업시설과 대학교 등 연구센터들이 한 곳에 밀집한 '클러스터(cluster)'란 개념을 즐겨 사용한다. 그러나 그가 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주장을 학문적 배경과 연결시킨다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요점 파악은 청중에게 맡겨라=말하고자 하는 바를 족집게로 집듯 표현한다고 해서 청중의 집중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청중이 요점을 스스로 추론해낼 수 있도록 둘러서 말하는 요령을 포터 교수는 갖고 있다. 그는 영국의 산·학 협력 연구물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각국의 특허권 획득 주체가 어떤 단체들인지를 나타내는 비교표부터 제시했다. ◆여지를 남겨라=포터 교수는 강의 말미에 항상 "제 연구는 아직도 초기 단계입니다.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라는 말로 마무리를 한다. 이렇게 되면 그의 강의를 통해 이미 지적 자극을 받은 청중은 자연스레 다음 강의를 기대하게 된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