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를 언제 공격할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5일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증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장관이 안보리 증언에서 이라크가 유엔결의를 위반했다는 '결정적 증거'(smoking gun)를 제시한다면 독일 프랑스 중국 등의 전쟁 반대명분은 크게 약화돼, 미국은 이달중 언제라도 이라크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파월 장관은 3일 "이라크의 기만행태를 입증할 추가증거를 제시하겠다. 평화적 무장해제를 바라지만 필요할 경우 전쟁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 공격시기가 임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도 이날 "이라크를 무장해제하기 위한 12년 노력의 최종단계가 시작됐다"며 파월장관과 입을 맞췄다. 하지만 콜린 장관이 '결정적 증거' 제시에 실패한다면 전쟁반대 국가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면서 이라크공격은 3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라크공격시 유엔안보리의 재결의가 필요하다'는 독일 프랑스등의 주장에 대한 미국의 수용여부도 공격시기를 점칠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미국이 안보리국가들의 '만장일치 찬성'이란 명분을 얻기 위해 '재결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절차상 이달중 이라크전쟁이 발발하기는 어렵다. 가능성은 낮지만 사담 후세인대통령의 전격망명, 무장해제 수용 등으로 이라크전쟁 자체가 '없었던 얘기'가 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