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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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상징하는 징표로 국기만큼이나 중요시되는 게 대통령 휘장(엠블렘)이다.
대통령 휘장은 외교문서나 국가의 중요 문서,원조물자 등에 사용되곤 하는데 한 나라의 명예와 권위를 나타내는 표식이기도 하다.
또 국가의 이념과 목표를 제시하는 상징물이기도 해서 각국은 휘장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나라별 국가원수 휘장을 보면 동물을 형상화한 것이 많은데 독수리와 사자가 주로 등장한다.
미국은 흰머리 독수리가 왼쪽 발톱으로는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를,오른쪽 발톱으로는 전쟁을 의미하는 13개의 화살을 쥐고 있다.
독일의 경우도 황금색 땅에 날개를 편 검은 독수리이며,폴란드는 평화와 환희를 의미하는 흰색 독수리이다.
멕시코는 갈색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서서 녹색 뱀을 부리로 물고 있는 형상이며,러시아는 머리가 두개 달린 독수리를 기본으로 왕관 방패 등을 배치했다.
벨기에 휘장은 황금사자가 붉은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며,룩셈부르크 역시 십자가를 씌운 왕관 아래에 붉은 사자를 그려 넣었다.
영국은 사자와 유니콘,호주는 캥거루와 에뮤(조류의 일종),인도네시아는 악마와 싸우는 정의의 새인 '가루다'가 중심에 서 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 휘장은 건국 이후 황금색 봉황이었는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속의 새인데다 지나치게 권위적인 이미지여서 이를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대통령 취임행사에 선보일 엠블렘은 사람·태극·원을 활용해 신문고 모양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엠블렘은 비단 국가뿐 아니라 지자체나 특정단체 등에서도 상징물을 만들어 '명예'의 표시로 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외국에서는 1백여년 전부터 제품에도 엠블렘을 부착하고 있다.
세계 명차인 롤스로이스의 은색 여인상 조각,캐딜락의 변형된 방패와 깃발 모양,벤츠의 육·해·공군을 상징하는 모형은 그 자체가 바로 '명성'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이 변경되는 것을 계기로,우리 메이커들도 지구촌 곳곳의 소비자들이 먼 훗날까지 기억할 엠블렘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