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고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신공항에 내리면 꼭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있다. 바로 모노레일이다. 운전사도 없는 모노레일이 공항 방문객을 공항 이편에서 저편으로 부지런히 실어 나른다. 공항을 빠져나오면 콸라룸푸르 시내로 들어가는 왕복 8차로의 고속도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야자나무가 양 옆에 늘어선 고속도로는 방문객들에게 이국의 정취에 빠지게 한다. 고속도로 옆에는 공항에서 시내까지 이어지는 고속전철이 나란히 달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야자나무만 제외한다면 인천공항에서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것과 비슷하다. 말레이시아는 1인당 국민 소득이 한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이처럼 교통 인프라 및 수단이 유난히 발달했다. 말레이시아는 오는 12월9일부터 12일까지 최대 운송수단 관련 전시회인 "육상 운송 기술전"(Land Transport Tech 2003)을 연다. 이 전시회는 올해 처음 열리는 전시회다. 말레이시아 전시업체인 F&R이 개최하는 이 전시회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 대규모 국제전시회가 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아 항구"로 불리는 싱가포르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아시아의 운송 허브(Hub) 역할을 말레이시아가 담당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말레이시아로서는 이 전시회를 반도로서의 지리적 입지와 원활한 육상 운송 인프라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이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 산업의 중심부인 푸트라 세계무역센터에서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독일 스웨덴 등 약 8개국에서 1백50여 업체가 육상 운송과 관련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최측은 6만여명이 전시회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사아 정부는 이 전시회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운송 산업부의 협조는 물론 말레이시아 국제무역국의 국장까지 이번 전시회 홍보에 발벗고 나섰다. 말레이시아 국제무역국의 다토 링리옹식은 "동남아의 운송산업의 중요성 및 발전 가능성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며 "이제 말레이시아가 그 산업의 중심에 서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으며 그 신호탄이 바로 "육상 운송 기술전"이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번 전시회는 육상 운송 기술 중 주로 버스와 철도에 관련한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병행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