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질 포럼] 새로운 품질시대가 열린다 (2) (CE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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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순 터보테크 사장은 기업의 품질관리를 흔히 수질관리에 비유하곤 한다.
수질관리를 위해서는 상수원 자체에서 오염을 방지하는 것이 하류에서 정화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는 것.
기업의 품질활동도 원천적으로 문제를 방지하는 '원류관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게 장 사장의 설명이다.
"원류관리의 출발점은 고객입니다. 고객에게 만족과 감동을 줄 수 없으면 아무리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라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장 사장은 국내 벤처기업인 중에서도 품질관리에 일찍부터 주목해온 기업인으로 정평이 났다.
특히 고객에 대한 철저한 만족을 기업 성공의 최우선 조건으로 꼽았다.
"창업 후 3년 정도 지나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때 개발한 컴퓨터 수치제어(CNC) 인덱스 컨트롤러를 일본에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품은 공작기계에 부착돼 작업공정을 자동화하는 장비인데 당시로서는 첨단 제품이었죠."
당시 언론에서는 국내 중소기업이 첨단장치를 독자기술로 개발, 기술 종주국인 일본에 역수출한다는 사실을 크게 다뤄 장 사장도 우쭐해 있었다고.
하지만 이 흥분도 잠시 동안이었다.
일본에 도착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2백대의 수출품 전량에 클레임이 제기됐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본 바이어가 포장도 풀지 않고 미국으로 이 제품을 재수출한 것이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지역으로 클레임 걸린 제품이 퍼져 나갔다.
"돈을 벌기는 커녕 회사가 곧 문을 닫을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후 1년여 동안 일본과 미국을 돌아다니며 애프터서비스를 했습니다. 수출금의 몇배는 물론 당시 자본금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비용을 쏟아부었죠. 하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장 사장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 있어도 기술 그 자체만으로는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수익을 창출하는 완전한 상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품질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돌이켜 보면 당시 30여명의 전 직원들과 문제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밤을 세운 그 때의 경험이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