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기업인 안트로젠(대표 이성구)은 대기업과 제약회사도 하기 힘든 과제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심장을 이식하지 않고도 심장근육을 재생시켜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그것이다. 이 회사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는 유희원 박사(책임연구원)는 "성인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한 후 시험관에서 심장근육세포로 분화시켜 심장의 괴사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이라며 "심장학회에서도 획기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이 기술은 심장기형발생 등의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의학자로 손꼽히는 세이고 이즈모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유전공학 전문가인 이익환 박사가 특허출원한 "심장세포 특이 유전자의 복제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다. 안트로젠은 지난 2000년 7월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기술사용권을 얻었으며 이즈모 교수를 연구자문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현재는 미국 보스턴에 연구소(소장 이익환)를 세워 심장근육 재생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중이다. 유 박사는 "이미 쥐와 개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실시했다"며 "특히 벨기에에서는 심근경색을 유발한 개의 심장에골수 줄기세포에서 분화시킨 심근모세포를 이식한 결과 정상 심근세포로 자라면서 주변세포와 결합해 심장기능을 개선시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3월께 미국순환기협회 학회지에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유 박사는 "아직까지 손상된 심장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 기술이 상용화되면 심혈관질환 치료에 새로운 장을 열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트로젠은 부광약품이 출자해 지난 2000년 3월 설립됐다. 지난해말에는 심장조직 재생기술의 성공가능성을 인정받아 일본 10대 제약회사중 하나인 다이니폰사로부터 1백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안트로젠은 심장조직 재생기술 외에 지방세포를 이용해 주름이나 흉터를 없애는 기술도 개발중이다. 이 기술은 지방덩어리로 부터 건강한 세포를 떼내 얼굴의 주름이나 흉터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세포치료법의 일종이다. 안트로젠 이성구 사장은 "지방세포를 이용한 주름제거기술은 당장 상용화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연골이나 뼈,췌장,각막,혈액,신경,피부 조직도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지방세포를 이용한 기술로 연구자금을 확보해 궁극적으로는 심장조직재생 분야 최고 기업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