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두바이유의 열흘 이동평균가격이 배럴당 29달러선을 넘어 정부가 7일부터 부분적인 시장개입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향후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원유시장의 양대 불안요인 가운데 하나인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파업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 원유 수급상황은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또 다른 불안요인인 미국.이라크 전쟁설도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미 전쟁 프리미엄이 대부분 시장가격에 반영됐다는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 한풀 꺾인 유가 오름세 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28.56달러로 지난 주말에 비해 1.05달러 떨어졌다. 그러나 고유가대책 시행지표인 열흘 이동평균가격은 29.02달러에서 29.03달러로 0.01달러 상승했다. 베네수엘라가 하루 원유 생산량을 파업 직전(3백10만배럴)의 절반 수준인 1백78만배럴까지 끌어올린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2.4분기중 원유 공급량이 매일 4백만배럴 가량 남아돌 것이란 우려를 나타냄에 따라 유가 급등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현지 거래에서 전 주말보다 0.79∼1.00달러 하락했던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낙폭이 컸던데 대한 반발 심리로 4일 거래에선 각각 0.05달러, 0.72달러 반등했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당장 전쟁이 터지지 않는다면 두바이유 가격이 당분간 28∼29달러선에서 소폭 오르내림을 거듭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 미.이라크 전쟁이 관건 에경연은 전쟁이 1.4분기중 발발할 경우 단기적으로 3∼5달러 가량의 가격상승 압력이 발생, 전쟁 초기 유가가 35달러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전쟁이 1개월 안에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엔 시장 불안요인이 제거되고 이라크 경제재건을 위한 원유 증산이 본격화돼 2.4분기중 두바이유가 17∼18달러선까지 곤두박질칠 것으로 점쳤다. 이후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연말께 20달러 안팎으로 상승, 연평균 22∼23달러선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경우엔 전시 유가가 40달러(최악의 경우 50달러) 이상으로 치솟아 연평균 30달러 이상의 고유가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문배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가가 하락 안정되기 위해선 실제 전쟁이 일어난 뒤 단기간에 종료되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