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고위대표단이 5일 4일간의 미국 방문활동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번 고위대표단은 노 당선자의 메시지를 미국 조야에 전달하는데 주력했으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지지 못해 새 정부에 대한 미국의 반응이 냉담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고위대표단 파견은 노무현 정권 출범을 앞두고 촉발된 북핵 위기를 계기로 조성된 한·미간의 갈등기류를 조기에 해소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과 노 당선자의 전화통화에서 합의한데 따라 이뤄졌다. 그러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공중 폭발참사로 부시 대통령이 추도식 참석을 위해 워싱턴을 비우는 바람에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 컬럼비아호 폭발이라는 돌발변수 때문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양측은 대표단과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면담 때 부시 대통령이 잠시 들러 노 당선자의 친서를 전달받는 방안을 협의해 왔다. 그러나 미국측은 컬럼비아호 참사 이전은 물론 그 후로도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현 정권의 대북 특사가 평양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한데 이어 차기 정권 특사도 미국에서 부시 대통령과 면담치 못한 것을 두고 북한 핵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가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