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량 살상무기 은폐" .. 파월, 위성사진등 증거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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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에 참석,"이라크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차남인 쿠사이의 주도아래 대량살상무기(WMD)와 생화학 무기를 은폐.보유하고 있다"며 위성사진과 감청테이프 등 이라크 정부의 유엔결의 위반을 입증하는 증거물을 제출했다.
또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2차 유엔결의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무력제재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 2월내 조기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파월 장관이 제시한 증빙자료 중에는 이라크 정부가 보유한 18개의 이동형 생화학무기 운반트럭과 특정 지역에서 보관중이던 생화학 무기를 유엔 사찰단이 방문하기 직전 다른 장소로 옮겼음을 암시하는 위성 사진들이 포함됐다.
이와함께 UN사찰단이 검사한 16개의 장소외에 4개의 지역에서 생화학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보이는 건물을 촬영한 위성 사진도 공개됐다.
파월 장관은 90분간의 연설을 통해 사진 증거들에 대한 설명은 물론 이라크 관료들이 은폐된 무기에 대해 언급하는 내용을 담은 감청테이프를 즉석에서 들려주며 이 내용을 영문 자막으로 번역해 소개했다.
감청 테이프 중에는 "남아있는 무기는 없는가?확인하라""이 메세지는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하라"는 등의 이라크 군인들 통화 내용도 있어 이라크 정부가 무기를 은폐하고 있음을 쉽게 추론할 수 있게 했다.
파월 장관은 "이라크 정부가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재료 3가지 중 2가지를 이미 소유,마음만 먹으면 쉽게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며 "이라크는 UN결의안을 따르지 않고 그들이 소유한 무기에 대한 소명도 하지 않는 등 국제 사회를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라크 북쪽 지역에 위치한 알 카에다 캠프 사진도 공개하며 "이라크 정부가 알 카에다에 피난처를 제공해 왔을뿐 아니라 인적 교류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정부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미국이 제시한 증거물들은 자신들의 무력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로 꾸며낸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이라크가 '중대시점(midnight)'까지 5분 남았다"며 "2차 사찰에선 이라크가 적극 협력해야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