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인터넷몰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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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를 주문하고 결제도 했는데 2주내로 배송된다더니 두달이 되도록 오지 않았다."
"모니터를 주문하고 한달 반이 됐는데 제품이 오지 않아 주문을 취소했다.그런데 2,3일안에 환불해 준다고 해놓고 열흘이 지나도 소식이 없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인터넷쇼핑몰 하프플라자 이용 고객들의 원성이다.
이런 민원은 지난해 11월 이후 9백건이나 접수됐다.
이에 소보원은 최근 피해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하프플라자에 대해 유례없는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하프플라자는 문을 연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생 인터넷몰.'1만원을 내고 회원이 되면 시중가의 절반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순식간에 회원 25만명,하루 방문자 20만명을 달성했다.
지난 연말에는 인터넷 사이트 순위 집계에서 종합쇼핑몰 부문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소보원의 '소비자 경보' 발령 후 하프플라자는 "1월에 주문했는데 월말까지 물건을 받지 못한 고객에겐 8일까지 2배로 환불해 주겠다"고 밝혔다.
환불 대상자는 5천명이나 된다.
또 고성장의 기반이었던 반값 판매 코너 하프몰은 10일부터 폐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하프플라자의 고성장세는 꺾이게 됐다.
하프플라자에 대한 '소비자 경보'는 인터넷몰 업계에 경종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물건도 확보해 놓지 않고 주문만 받더니 결국 사단이 났다"고 비판했다.
인터넷몰은 유통업계의 총아로 꼽힌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에서 올해 7조원대로 커질 전망이다.
인터넷몰 업체들은 올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60%나 늘려잡았다.
3,4년 뒤엔 인터넷몰이 TV홈쇼핑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그러나 하프플라자의 사례에서 보듯 인터넷몰은 신뢰를 잃으면 한순간에 추락할 수 있다.
물건을 보지 않고 주문하기 때문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지난해 소보원에 접수된 인터넷몰 관련 피해 상담건수는 한해전의 2배로 늘었다.
인터넷몰 업계는 하프플라자에 대한 경보를 업계 전반에 대한 경보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조정애 산업부 생활경제팀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