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0:47
수정2006.04.03 10:49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의 하나라고 하는 매춘(賣春)의 역사는 길다.
고대인도의 사원에는 무희(舞姬)가 있었는데 사원의 참배자에게 몸을 맡기고 대가를 받는 풍습에서 매춘이 비롯됐다고 한다.
이를 사원매춘이라고 하는데 고대이집트 아시리아 페르시아 등지에서도 이러한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매춘이 성행하게 된 것은 성(性)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된 르네상스시대로,경제적 사회적으로 몰락한 계급의 여성들이 창녀로 전락했다.
19세기에 들어와서는 '춘희(椿姬)'로 상징되는 매춘부가 생겨나면서 사교생활이나 유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 매춘을 법으로 금지하게 된 것은 19세기 말께 유행한 성병이 계기가 됐다.
우리의 경우는 조선시대에 지방사또의 수청을 드는 관기(官妓)가 있었고 관기출신이 경영하는 주막에서 매춘이 행해지곤 했다.
조선시대 말기에는 유녀(遊女)들이 크게 늘었는데 이들은 기생과는 달리 매음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들이어서 요즘의 매춘부 성격이 강했던 것 같다.
일제시대의 유곽(遊廓)은 매춘을 공인한 일종의 공창이었다.
해방후에는 미군들을 상대로 한 매춘이 성행했고 역 주변 등지에는 불법적인 사창가가 우후죽순처럼 번져갔다.
매춘부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는 1961년 '윤락행위 등 방지법'을 제정해 이들을 선도해 오고 있으나 해가 갈수록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부가 엊그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현재 매춘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33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같은 숫자는 20∼30대 여성인구의 4.1%로 젊은 여성 25명 중 한명이 매매춘산업에 종사하는 셈이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국과는 달리 공창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춘이 음성적이어서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더할 것이라고도 한다.
룸살롱의 호스티스,티켓다방 종업원,마사지 걸은 물론이고 전화방이나 인터넷을 통한 매춘 역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춘을 비난하면서도 쾌락에 빠져드는 남성,쉽게 돈을 벌려는 여성의 의식이 변하지 않는 한 매춘이 쉽게 근절될 것 같지는 않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