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정책' 갈등.혼선 우려 .. 순회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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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과 지역 균형발전을 놓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큰 차이를 보여 차기 정부에서 갈등과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 관계자들은 대구 부산 광주 춘천 대전을 순회하면서 수도권 집중의 문제점과 지역 균형발전의 시급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수도권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지방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편이었다.
이에 반해 이명박 서울시장,손학규 경기도지사,안상수 인천시장 등은 '수도권 규제 완화와 집중적인 투자를 통한 경제발전 불가피성'을 주장해 왔고 6일 당선자 보고회에서도 이같은 방향에서 '서울 경제특구 지정' 등을 요청했다.
서울시와 경기도,인천시 관계자들은 이날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로 빨리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적,물적 인프라를 갖춘 수도권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인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수도권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해 주변국과의 경쟁을 극복해야 한다"며 인수위 사람들이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 당선자는 지난 4일 춘천 보고회에서 수도권 규제를 더 이상 완화하지 않겠다고 밝혀 수도권 정책에 분명한 한계선을 그었다.
김대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도 6일 인천 보고회에서 "인천지역은 물류와 IT 관련 연구개발단지 및 관광단지로 조성하고 부산은 동남권 비즈니스 집적지로,광양지역은 서남권 비즈니스 집적지로 조성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혀 '수도권 1극 집중'에 제동을 건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동북아 경제중심 국가로 나가기 위해 경제자유구역 예정지를 중심으로 전 국토의 기능을 분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한 기존 제도는 크게 손보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키운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수도권 지자체는 이같은 구상에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이날 보고회에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수도권을 활용해야 동북아 경제중심이 될 수 있는데도 그동안 규제 위주의 수도권 정책으로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호소했다.
손 지사는 수도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덴마크 레고와 미국 페어차일드가 각각 2억달러를 투자하려 했으나 포기했고 삼성전자가 공장 증설에 곤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도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를 포함한 특정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인수위에 요청했다.
이명박 시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이 도쿄나 싱가포르 등과 비교해 외국 투자자들이 바라봤을 때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집중 개발해야 한다"며 정부에 수도권 투자 전략을 요구했다.
인천시도 "송도신도시,인천공항 주변 개발 등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규모의 경제로 외국과 경쟁해야 한다"며 지방의 특성화 개발과 함께 수도권 집중화 전략을 강조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