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증권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이라크 사태,미국 주가하락 등 외부요인에다 북한 핵문제,대북 송금파문 등 내부요인까지 겹치면서 한국경제의 전도가 매우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새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아직 가닥을 잡지 못한 채 급진적인 개혁논리만 쏟아내고 있고 최근에는 실물경제까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어 이런 분위기에서 선뜻 우리기업의 미래가치에 투자할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국내 투자자들도 그렇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팔자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는 점이다. 1월초만 해도 새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대규모로 주식을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팔자쪽으로 기울어져 왔고 어제는 1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는 대량 매도공세를 벌여 주가급락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20일 이후엔 단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매도측에 가담했고 점차 물량도 늘려가는 추세다.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매도공세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의 침체 때문 만도 아닌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을 매각하는 반면 한국과 경쟁국인 대만증시에서는 오히려 주식매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굳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북한 핵문제에 대해 한국정부가 보여주는 미온적인 태도,그에 따른 한·미 관계의 이상조짐,정권 인수위의 혼란스런 경제정책 방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외국인들의 주식매매를 주시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주식매도로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 만은 아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대거 중국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간접투자까지 한국시장을 외면하기 시작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더구나 그 주된 요인이 다름 아닌 '정부와 정책의 불투명' 때문이라면 이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가. 인수위 등 당국자들의 비상한 주의가 요망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