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패스트푸드 성장세 급격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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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2,3년 전만 해도 30%선을 오르내리던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성장률이 지난해에는 거의 제로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매출이 감소한 업체까지 등장했다.
지금의 위기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햄버거 피자 프라이드치킨 등 패스트푸드를 옛날만큼 즐겨먹지 않기 때문이다.
고성장기에 시작된 업체들간의 과당경쟁도 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꼽힌다.
◆매출 부진,매장 감축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대부분 지난해 매출을 밝히려 하지 않는다.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리아는 "약간 늘어난 수준",KFC는 "2001년과 비슷한 수준",버거킹은 "목표의 97% 수준"이라고만 말한다.
맥도날드와 파파이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증가율이 각각 4%와 1%에 불과했다.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너나 없이 매년 3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리아와 KFC의 경우 2000년에는 매출이 각각 35%와 36% 늘었고 2001년에는 각각 39%,32% 증가했다.
치열했던 '출점 경쟁'도 끝이 났다.
지난해부터 부실점포를 정리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버거킹의 경우 99년 60개에서 2001년 1백12개로 늘렸던 매장을 지난해 1백7개로 줄였다.
KFC도 99년 말 1백52개였던 매장 수를 2001년에는 2백36개로 늘렸다가 2002년에는 2백26개로 축소했다.
지난해 매장을 늘린 업체에서도 점포당 매출은 감소했다.
맥도날드는 2001년 말 3백21개였던 매장을 지난해 3백68개로 47개 늘렸으나 매출은 4%밖에 늘지 않았다.
추산해보면 점포당 매출은 줄어든 셈이 된다.
롯데리아도 지난해 7백50개였던 매장을 8백40개로 90개 늘렸지만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패스트푸드 인기 꺾여
패스트푸드 인기는 한풀 꺾였다.
패스트푸드는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작년 말에는 튀긴 음식에 발암 의심물질이 들어 있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게다가 반미감정이 확산되면서 햄버거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에 불똥이 번졌다.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마다 패밀리레스토랑이 들어선 것도 패스트푸드점들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TGI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패밀리레스토랑들은 화려한 이벤트와 깍듯한 서비스를 무기로 지난해 20% 이상 고성장했다.
이 와중에 편의점들이 패스트푸드 사업을 강화하며 시장을 잠식했다.
훼미리마트 LG25 등 편의점들은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으로 청소년들의 발길을 끌었다.
◆업체간 출혈경쟁
과당경쟁도 '패스트푸드 위기'를 초래한 요인으로 꼽힌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90년대 후반부터 경쟁사를 누르기 위해 끊임없이 출점경쟁 할인경쟁을 벌였다.
목 좋은 곳에 경쟁사 점포가 들어서면 이 점포를 넘어뜨리기 위해 바로 옆에 매장을 내 사투를 벌였다.
종로 대학로 강남역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에는 패스트푸드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점포가 몰려 있어 상승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끝없는 경쟁으로 다같이 피를 흘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산의 한 번화가에서는 3개의 패스트푸드 점포가 반경 1백m 안에서 피 튀기는 경쟁을 벌이다가 최근 한 점포가 문을 닫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가격경쟁이 절정에 달했다.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정 품목을 원가를 밑도는 값에 파는 이벤트를 끊임없이 벌였다.
맥도날드는 한시적으로 1천1백원짜리 햄버거를 5백원에 팔기도 했고 롯데리아는 한정상품으로 9백90원짜리 햄버거를 내놓았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가격할인 경품행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