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어린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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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는 "교육이란 미숙한 경험을 지적이고 습관적인 경험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며 따라서 일방적인 지식 주입이나 학생의 자발성에 대한 의존만으론 불충분하다.다양한 경험에 참여시켜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위스의 장 피아제 또한 어린이는 사물의 속성을 만지고 움직이며 파악한다고 말했다.
사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감각과 두뇌를 발달시키고 세상 이치에 대한 생각을 정립해간다는 것이다.
지적 성장은 개인의 잠재력과 환경의 자극이 맞물릴 때 가능하다고도 한다.
이런 이론에 힘입어 생겨난 게 1899년 미국 브루클린 어린이박물관을 효시로 한 어린이박물관이다.
아이들은 진열장 속 유물을 보는 것만으론 불충분하며 따라서 누군가 설명해주고 만져볼 수도 있는 박물관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후 늘어난 어린이박물관은 1960년대 보스턴 어린이박물관 관장 스폭(Spock)이 만져보고 올라가고 걸쳐보게 하는 핸즈온(hands on) 개념의 전시를 시도하면서 체험식 박물관으로 정립됐다.
국내엔 그동안 95년 설립된 삼성어린이박물관 한 곳밖에 없었지만 미국엔 3백곳이 넘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은 물론 가까운 일본만 해도 지방도시마다 있어 어디든 역사와 자연사 생할상을 배우려는 어린이들로 북적댄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이종철)이 국립기관으론 처음 어린이박물관을 만들어 17일 개관한다는 소식이다.
전체의 30%가 넘는 어린이 관람객을 위해 2년여 준비 끝에 마련했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생활 습속과 의식주 관련 내용을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의 내용과 연계시켜 언제든지 와서 들여다보고 어루만질 수도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체험학습장으로서의 박물관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어린이박물관은 문을 여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안내하고 설명하고 가르쳐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박물관내 교육직 신설이 필수거니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교사의 박물관에 관한 인식 변화 및 선행 학습 또한 시급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