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월가에선 '파티 시티'라는 회사가 화제였다. 각종 파티용품을 파는 회사로 파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에겐 어린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아주 친숙한 회사다. 이 회사는 이날 올해 수익전망이 어둡다고 발표했고 이로인해 주가는 하루만에 26% 급락했다. 미국인들은 지금 파티를 즐길 마음이 아님을 잘 보여준 셈이다. 이런 분위기가 증시에 반영되면서 월가는 4주 연속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2.4% 떨어진 7,864.23이었고 S&P500은 3% 하락한 829.69를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나스닥도 1,282.47로 지난 한주동안 2.9% 주저앉았다. 올들어만 따지면 다우와 S&P는 5.7% 하락했고 나스닥은 4% 떨어졌다. 지난 7일 개장 직전에 1월 실업률이 5.7%로 예상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발표가 있었다. 주가도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정부는 '옐로'였던 테러경보를 '오렌지'로 한단계 높이자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오렌지'는 '레드'에 이어 두번째 높은 테러경보로 '고도의 위험(high risk)'을 뜻한다. 분석가들은 "테러경보의 수위가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일찍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며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위기가 점점 고조되는데 테러경보까지 높아졌으니 시장 냉각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주에도 시장은 이라크와 북핵 문제에 연동돼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빅토리아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페이서는 "지금은 펀더멘털만 생각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라크사태가 끝날 때까지 모든 것은 안갯속에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으로선 오는 14일(금요일)로 예정된 한스 블릭스 유엔사찰단장의 추가 이라크사찰 보고 결과가 어느정도 부시의 행동방향을 결정해줄 것이라는 점에서 월가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12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금융정책을 보고하는 것도 관심사다. 6개월에 한번 열리는 이번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그린스펀의 평가가 예상되는 탓이다. 하지만 그린스펀이 낙관론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월가의 전망이다. 기업수익을 분석하는 톰슨파이낸셜은 올 1분기 S&P500대 기업의 수익을 전년 동기보다 7.6%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1일 전망했던 '11.7%'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2분기 성장도 7.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추운 겨울을 맞이한 미국에서 석유가격이 배럴달 30달러이상 유지하는 것도 소비심리를 움츠리게 하고 있는 요인이다. 지난주 다우 30개 종목중 홈디포 SBC커뮤니케이션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만 겨우 강보합세를 보였을뿐 나머지 종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오는 13일 수익발표를 앞두고 있는 델컴퓨터는 지난 6일(목요일)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혀 다음날 주가가 3% 떨어졌다. 수익발표 예상 기업의 고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주에는 메트라이프(10일),BP 어플라이드매터리얼스(11일),코카콜라(12일),델컴퓨터(13일)등의 수익발표가 예정돼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