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시가 2개월 연속 닛케이평균주가 8천엔대에 머무는 저가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해 12월6일 이후 단 한번도 8천엔대를 웃돌지 못했다. 최근에는 8천5백엔을 경계로 상하 2백엔 범위 내에 서 등락을 거듭하는 지루한 횡보를 반복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경기불안과 이라크 문제 등 국제정세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데다 수급 불균형까지 겹쳐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주가는 지난 7일까지 4일 연속으로 등락 폭이 전일대비 1백엔 이하에 머물렀으며 7일에는 증시를 주도해 온 자동차 전기 전자 등 주력 업종주의 매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주가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 때마다 은행들이 보유 주식을 대량 처분한 것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민간은행에서 쏟아내는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긴 했지만 매수여력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은행들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 1월 한달간 1천2백7억엔에 달했다.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해 온 기업연금과 연기금이 장세를 불투명하게 보면서 주식 보유를 줄이고 있는 것도 주가 반등에 제동을 건 요인이 됐다. 분석가들은 3월 결산을 앞둔 기업들의 2002 회계연도 실적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불안과 불투명한 경제 전망이 증시를 내리누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공업지수는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행진을 계속했으며 경기일치지수는 경기판단의 분수령인 50% 밑으로 떨어지면서 불안심리를 고조시키고 있는 상태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