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미국 유학 길에 오르면서 협회가 어떻게 운영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회장은 스탠퍼드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수학하는 동안 외교안보 분야 연구에 전념한다는 계획이지만, 움베르투 코엘류 국가대표팀 감독 체제 출범과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참가, 재야세력 태동 등 협회가 안팎으로 당면한 현안이 산적한 만큼 축구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전망이다. 일단 정 회장은 당분간 정계와는 선을 긋되 축구만큼은 `원격 조종' 방식을 통해 제한적으로나 깊이 관여할 것이란 게 축구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대선 직전 단일화 철회로 `역풍'에 시달리는 와중에서도 거의 매일 축구회관으로 출근해 협회 일을 본 그의 행보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대해 협회 관계자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일시 귀국해 사안을 챙기게 될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 자신이 미국에 체류하기 때문에 큰 가닥만 잡아주는 선에서 협회 업무를 볼 공산이 크다. 지난 8일 출국에 앞서 이은성 경기도축구협회 부회장 등 대선 기간 자신의 퇴진을 요구했던 `서명파'를 조기에 사면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협회는 앞으로 대표팀 등 경기 부문은 조중연 전무가, 행정 등 대내외 일은 남광우 사무총장이 총괄하는 `투톱'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서 국제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협회는 회장의 `외유' 기간 축구계 화합이란 명제 아래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