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쏜다'는 TV광고 카피가 무색하게 모바일(휴대폰) 결제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이 적을 뿐더러 모바일 결제시장을 둘러싼 이동통신사, 카드사, 금융당국의 입장이 달라 '표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 못쏘는 이유 =SK텔레콤(모네타)과 KTF(K머스)가 현재 확보한 가맹점수는 각각 3만개(SK)와 1만개(KTF). 신용카드 총 가맹점수가 총 2백50만개임을 감안한다면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수는 전체의 1.6%에 불과하다. 모바일 결제를 위한 휴대폰의 보급률도 부진하다. SK텔레콤과 KTF는 그동안 각각 1만대씩의 모바일 결제용 휴대폰을 판매했다. 전체 휴대폰 가운데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휴대폰의 비율은 0.08%에 불과하다. ◆ 휴대폰 결제, 언제 가능하나 =SK텔레콤은 올 6월까지 44만개, KTF는 연말까지 20만개의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올 하반기부터 생산되는 모든 011휴대폰에 모바일 결제기능을 장착할 방침이다. 이동통신사와 제휴한 카드사들도 이달부터 휴대폰에 탑재할 수 있는 IC칩이 내장된 모바일카드를 이달부터 발급할 계획이다. 외환카드와 LG카드는 이달부터 각각 모네타카드와 K머스 카드를 발급한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모바일카드 발급률이 극히 저조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카드발급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각종 인프라(가맹점, 휴대폰, 표준화)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활성화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풀어야할 숙제들 =이동통신사와 카드사의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 모바일 결제가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업체들간의 '불협화음' 때문이다. 카드사의 경우 결제시장을 이동통신사에 뺏길 것을 우려, 모바일 결제서비스 도입에 소극적이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은 제휴의 대가로 수수료(사용액의 1% 내외)와 금융정보를 카드사에 요구, 카드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밖에 이동통신사간의 결제방식이 표준화되지 못한 점도 모바일결제의 걸림돌이다. KTF 관계자는 "오는 5월께나 결제방식이 표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