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잠실주공2단지와 청담·도곡지구의 영동차관아파트 등 5개 단지의 사업계획승인을 다음달까지 내주기로 함에 따라 이들 단지의 매매값이 5백만∼1천만원 가량 뛰었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돼 매물이 일부 사라지고 매도·매수 호가차이가 다소 벌어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낮아 거래는 뜸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10여년을 끌어온 강남권 저밀도 단지 재건축사업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가격도 예측 가능해져 지난해와 같은 폭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9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사업계획승인 발표후 잠실주공2단지 13평형의 매매값은 3억5천5백만∼3억6천만원선이다. 사려는 이들은 3억4천만원대 매물을 원하지만 팔려는 이들은 3억6천만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2천만원의 호가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인근 에덴공인 김치순 사장은 "서울시 발표 이후 수요자들이 대거 방문할 줄 알았지만 전화문의만 쏟아졌다"며 "대부분 매도자들이 매매가격 변동을 알아보려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일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은 상당분 반영됐기 때문에 단기간 급등할 여지는 적다"며 "경기 침체,미국·이라크전 발발 가능성,부동산 시장 위축 등의 영향으로 먼저 사업승인을 받은 3단지가 약보합세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 차익을 노리기엔 위험부담이 커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수요 목적으로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반면 사업계획승인이 2·4분기로 늦춰진 잠실시영아파트는 일부 실망매물이 나오고 있다. 매매가격도 13평형이 3억1천만원선이었지만 발표 이후 5백만원 정도 떨어졌다. 청담·도곡지구의 경우 영동차관아파트를 제외하곤 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10평형대가 있는 영동차관(1천6백80가구)은 사업계획승인 소식이 알려지면서 15평형 매매값이 1천만원 가량 뛴 4억2천만원을 웃돌고 있다. 반면 개나리1차 21평형은 5억7천만원에 매매값이 유지되고 있다. 부동산뱅크 삼성공인 관계자는 "영동차관아파트가 이번 재건축 승인과 관련해 상승탄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며 "전고점(4억7천만원)에 육박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지만 매수세력이 적극적이지 않은 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