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아침 인천국제공항에 짙은 안개가 끼면서 6시간여동안 인천공항을 통한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돼 수만여명의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올들어 안개로 인천공항이 마비상태에 빠진 것은 지난 1월13일에 이어 2번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이날 오전 6시30분을 기해 다른 공항으로 착륙장을 변경하는 '대체공항 운용령'을 발령하고 오전 8시3분께부터 김포공항 등에서 국제선 승객들에 대한 입국수속을 진행했다. 공사측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인천공항 활주로 주변에는 가시거리가 110∼160m에 불과한 짙은 안개가 끼어 오전 내내 걷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오전 5시50분 도착예정이던 싱가포르발 대한항공 KE642편 등 33편의 국제선 항공기들이 김포, 김해, 대구 공항으로 회항했으며, 오전중 인천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던 국제선 여객기 40여편도 발이 묶였다. 또 부산과 제주로 갈 예정이던 국내선 여객기 3~4편도 이륙이 오후로 연기됐다. 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활주로 가시거리가 200m 이하일 경우 이.착륙을 금지시키는데 오늘 가시거리는 110~160m에 불과했다"며 "낮 12시께부터 가시거리가 600~800m로 회복돼 이.착륙을 정상화시켰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이날 오전 안개가 짙게 끼자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시킨 뒤 곧바로 대체공항 운용령을 내리고 세관, 검역요원 등 출입국 관리직원들을 김포공항으로 급파해 오전 8시3분께부터 입국수속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김포공항은 국제선 도착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그러나 출입국 관리직원들이 김포공항에 다소 늦게 도착해 입국심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김포공항에 일찌감치 도착한 국제선 승객들이 기내에서 대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공사측이 기상정보 등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이번 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출장을 다녀온 회사원 김모(33)씨는 "도착예정 시간을 30분 정도 넘겨 김포공항에 착륙한 뒤 2시간 가량 기내에 갇혀 있었다"며 "출입국 관리직원의 신속한 배치 등 이런 사태에 충분히 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터뜨렸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으로의 대체공항운용령을 발령한 뒤 곧바로 출입국관리 직원들을 그쪽으로 보냈으나 신공항고속도로에도 안개가 끼어 이동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