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체의 현장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늘어나는 재고 때문에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하는 중소기업인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대이라크전쟁,북핵문제 등이 겹쳐 중소제조업체들의 근심은 커지고 있다. 중소제조업체의 평균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기협중앙회가 조사한 지난해 12월의 평균가동률은 70.8%로 지난 99년 8월의 70.6%이후 가장 낮았다. 김교흥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이달들어서도 회복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 완구 =재고를 감당할 수 없어 휴폐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소재규 완구조합 이사장은 "재고처리를 위해 시장에서 살다시피한다"며 "회원업체중 10여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앞으로 휴.폐업하거나 문닫는 업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완구업체인 손오공 관계자는 올해 국내 봉제완구 시장은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줄어든 5천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 시계 =올들어 중견유통업체 2곳이 문을 닫았다. 업계는 요즘의 경기가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김종수 아동산업 대표는 "이 같은 불경기는 몇년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대(對)이라크 전쟁이후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수출 주력시장인 중동지역 수출이 끊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로만손 관계자는 "중.저가로 가격대를 낮추고 패션시계를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고 말했다. ◆ 귀금속 =올들어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0%이상 감소한 업체들이 많다. 골든로즈는 최근 생산인력을 30여명 줄였다. 시스템G는 전국 단위로 주얼리프랜차이즈를 운영해오다 최근 도산했다. 귀금속가공연합회 관계자는 "업종을 전환하고 있는 업체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대구에 있는 청석캐스팅의 정호한 과장은 "최근 인원을 40%나 감축했다"며 "원자재인 금값까지 폭등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 주물 =주물업계는 제조업체들의 증설이 위축되면서 수주 물량이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주물조합은 회원업체중 대구지역에 있는 2개 업체가 최근 부도를 냈다고 밝혔다. 대구 세화금속공업의 김위태 상무는 "잔업이 사라진지는 오래됐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 공구 =개점 휴업상태인 업체들이 늘고 있다. 반월공단에서 콘크리트 파쇄공구를 제조하는 태양파워의 박극우 사장은 "경기위축이 심각하다"고 말한다. 서울 S정밀 대표는 "국내 업체들간의 경쟁도 버거운데 값싼 중국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 금형 =안산에서 금형을 만들고 있는 현우테크 이정근 대표는 "중소 금형업체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체적으로 매출이 20%정도 줄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대전의 한 금형업체 대표는 "금형을 주문하는 업체도 없지만 이미 만들어 놓은 제품도 안가져 간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