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세계 경제도 '준전시'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경제를 짓누르면서 주요국 증시는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외환시장도 각국의 경제여건과 관계없이 일정한 방향을 찾지 못한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에서 촉발된 국제 원자재가격의 상승기조는 1차금속 및 농산물로 점차 그 대상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 주요 원자재의 국제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그 대상도 석유 및 금은 물론 은 동 등 1차 비철금속에서 옥수수 밀 콩 등 농산물에 이르기 까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제원자재 가격을 대표하는 CRB지수는 지난 주말 2백48로 9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석유가격은 이라크 전쟁이 일어날 경우 발생할 수급부족의 우려로 강세기조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의 고유가 대책의 기준이 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주말 배럴당 30.11달러에 거래돼 200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30달러를 넘어섰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이날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35달러를 돌파, 35.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 한주 동안 4.8% 급등했다. 국제 정세가 불안할때 마다 안전한 투자처로 각광 받아온 금도 지난 주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인도물이 3백70달러로, 96년 9월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백금 가격은 지난 주말 6백70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23년만의 최고치다. 게다가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빠져나온 투기자본이 가수요까지 불러일으켜 비철금속 및 농산물 가격도 때아닌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구리의 경우 올들어 거래량이 2배 이상 늘면서 6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국제 원자재시장 관계자들은 오는 14일로 유엔무기사찰단의 안보리 추가 사찰 보고가 예정돼 있는데다 전쟁을 향한 미국의 발걸음이 빨라져 국제 원자재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