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 첫 경제부총리 인선이 임박한 가운데 전윤철 재정경제부 장관의 거취와 새 부총리가 누가 돼야 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부총리는 제주대로부터 석좌교수 제의를 받고 이미 이를 수락한 상태인데다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구원 자리도 확보해 사실상 마음을 비운 상황이다. 그는 지난 7일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자리에서도 "일주일에 2-3일은 제주도에 머물고 틈나는 대로 미국에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부총리는 측근들에게 "문민정부에서 아낌없이 일했다"며 "후회는 없다"고 수시로 강조하고 있다. 한편 전 부총리는 부친이 김대중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였고 그 때문에 중용됐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초등학교 4학년때 일찍 돌아가셔서 개인적으로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그동안 각계각층으로부터 인사추천을 받고 인사추천위원회를 열어 이번주중 경제부총리 후보군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새 경제부총리는 안정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이 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새 정부의 출범시기가 과거와는 달리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현 경제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 '한국경제호'의 선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3월이후 무디스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이 국가신용등급이나 전망을 조정할 예정이다. 또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 임박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고 북한 핵문제도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가 극도로 위축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제성장률이 전망치 5%대를 밑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마디로 경제가 총체적으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게 경제계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외부인사의 경제부총리 임명은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직에서 오래 떨어져 있거나 경제부처에서 경험한 경력이 없는 인물의 중용은경제가 상승국면을 타고 있을 때나 고려해 봄직하다는 것이다. 경제계 한 인사는 "외생 변수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국내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경제부총리가 필요하다"며 "수출진작과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 등 국내에 산적한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할 인물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제부총리 후임으로는 김종인, 한이헌, 장승우, 이헌재씨 등 전.현직 장관과 교수 등 다수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전 부총리의 유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