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기 전문업체 맥슨텔레콤의 김현 대표(46),정수기 제조업체 웅진코웨이의 문무경 대표(41),토털인테리어 기업 룸앤데코의 김형수 대표(46). 증권거래소 상장 및 코스닥 등록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이들은 외환위기 때 혹독한 시련기를 겪었던 기업의 중간간부 출신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경영자는 뼈저린 실패의 경험을 경영에 접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현 대표는 맥슨텔레콤 기획실장 출신이다. 그는 맥슨을 떠날 때를 잊을 수 없다. 1998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맥슨의 구조조정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그후 맥슨을 떠나 벤처기업에 있다가 2000년 7월 맥슨을 인수한 세원텔레콤의 요청으로 2001년 3월 맥슨의 대표를 맡게 됐다. 대표 자리를 여러 차례 사양했지만 자신에게 친정인 맥슨을 회생시킬 의무가 있다고 여겨 복귀한 것이다. 그는 맥슨을 휴대폰 단말기 수출전문 업체로 키웠다. 그 결과 맥슨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맥슨은 올해 매출 4천억원에 영업이익 1백91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대표는 "세계시장에서 유럽형이동통신(GSM) 휴대폰으로 승부해 맥슨의 재도약을 이룩하겠다"고 밝혔다. 문무경 대표는 지난해 12월 단행된 웅진그룹의 깜짝 인사로 유명해졌다. 대우그룹 몰락으로 15년간 근무한 대우전자를 떠난 문 대표는 웅진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우뚝 섰다. 대우시절 임원이었던 배승엽 웅진코웨이 부회장의 제의로 2000년 10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만나 웅진에 몸담은 지 2년 만이다. 웅진코웨이 경영실장에서 1년 만에 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임원평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그룹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윤 회장은 그를 눈여겨봤다. 결국 그는 입사 2년 만에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웅진코웨이의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3단계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웅진코웨이의 올해 목표는 매출 3천억원,순이익 3백50억원이다. 김형수 대표는 국내 4대증권사 중 하나인 동서증권의 런던 현지법인장 출신이다. 동서증권이 퇴출될 때 의류회사 데코의 경영기획실 상무로 자리를 옮겨 2백억원의 자본을 유치하는 등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생활용품 및 인테리어 관련 업종의 성장을 확신한 그는 2년여에 걸쳐 코스닥행을 준비한 뒤 데코에서 분사해 룸앤데코로 지난해 6월 코스닥에 등록했다. 그는 국내 영화에 가구와 소품을 협찬하는 PPL마케팅을 펼치면서 룸앤데코를 한국 주거문화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어가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