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기를 이용해 코스닥기업 대주주들이 잇따라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상황이 나쁠 때 대주주들이 지분을 늘리는 것은 소액주주들에게 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한편 주가하락을 방어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진닷컴의 대주주인 이문칠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근까지 20만여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에 앞서 영진닷컴이 자사주펀드를 통해 1백60만주를 사들인 것을 포함하면 영진닷컴의 대주주와 회사가 사들인 자사주는 1백80만주(18.0%)에 이른다. 영진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판단해 대주주와 회사가 자사주를 대거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대구도시가스는 지난해 6월 대구은행으로부터 바이넥스트하이테크를 인수한 이후 지분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대구도시가스는 7개월여 동안 바이넥스트하이테크 지분을 5백14만주(12.8%)나 매입했으며 향후 추가 매입 의사도 갖고 있다. 올들어 코스닥지수가 20% 가까이 하락하는 동안 바이넥스트하이테크는 액면가인 5백원 근처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흥멀티미디어통신의 정봉채 사장도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자사주 매입에 착수,최근까지 2백70만주나 거둬들였다. 이로 인해 정 사장의 지분율은 작년 9월 18.89%에서 지난 7일 현재 31.15%로 대폭 높아졌다. 현대통신의 최대주주인 이내흔 회장과 한국기업평가의 최대주주인 한일시멘트도 소폭이나마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 회장은 2천여만원을 들여 현대통신 2만2천여주를 사들였으며 한일시멘트도 한기평 주식 1만주를 샀다. 전문가들은 회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주체가 최대주주인 만큼 주가하락기 최대주주의 지분확대는 긍정적 신호라고 풀이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