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clark@kor.ccamatil.com 자녀교육은 어머니만의 몫인가. 보통 아버지들이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이 하루 평균 37초라는 통계가 있다. 길어도 평균 3분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어린 아이와는 이런 대화가 오간다. "아빠,바빠?" "응,왜 그래?" "아빠,나빠!" 이렇게 해서 약속을 못 지키는 아빠는 '바빠'에서 '나빠'로 바뀐다. 개발연대를 살아온 한국의 중년 아버지들은 모두 놀이를 모르고 일만하며 살았다. 휴가가 있어도 쓰지 않고 반납해가며 일했다. 그것이 미덕인줄 알았다. 그사이 자녀교육은 늘 어머니의 몫이었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중·고등학교 졸업선물로 PDA나 카메라 폰,노트북 컴퓨터가 유행한다고 한다. 한국의 물질적 풍요가 어느 수준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내가 사는 호주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중고차를 사 주거나 여행을 보내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차가 없이는 움직일 수가 없고,여행은 가장 값진 교육이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대학진학이 사회적인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도 아니고,대학은 일을 하다가도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 또 대학에 들어가서도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공을 바꾸거나 학교를 옮길 수도 있다. 거기에 비해 한국은 대학을 진학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실력이 없어서 대학을 안 간 것이 아닌데도),들어간 다음에는 전과도 어렵다. 즉 시행착오를 해가며 자신을 탐색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한국 대학의 복수전공제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교육제도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물질적인 '풍요'보다 아이들이 받고 싶어하는 것은 '사랑'의 '표현'이다.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네가 자랑스럽다'고 자긍심을 높여 주는 것,'고생했다'고 위로해 주는 것,'참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것,이런 것들이 '표현'된 사랑이다. 사랑의 표현은 물질보다는 정신적인 것이 훨씬 오래간다. 내가 받은 가장 감명 깊은 선물은 부모와 함께 캐나다로 떠난 스키여행이었다.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였다. 우리 모두 존경 받는 아버지가 되어보자. 어머니와 함께 감성이 담긴 사랑의 이중주를 보내자. 이중주는 솔로보다 항상 편안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