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광저우(廣州)와 중산(中山)시 등 광둥(廣東)성 일대에 확산되고 있는 전염성 괴병으로 주민들이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중국 당국은 괴병으로 숨진 사망자를 대상으로 기초 해부조사를 실시한 결과,최종 결과는 아니지만 이번 괴병이 탄저균으로 유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 언론들은 11일 광저우 시민 등 광둥성 지역 주민들이 대거 약품 사재기에나서면서 약국에 진열된 항생제와 감기약 등이 완전 동이 났다고 보도했다. 레이창 중산대학 의대 교수는 "광저우 시민들이 폐렴에 약효를 갖고 있는 중국전통 차를 구입하기 위해 떼를 지어 약국으로 몰려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괴병을 막기 위해서는 실내 공기에 식초를 증발시켜야 한다는 예방책이 유포되면서 선전(深) 등 광둥성 일대 도시들이 식초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광둥성 일대 도시들을 중심으로 독성 폐렴으로 보이는 전염성 괴병이 퍼지면서 지금까지 6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그러나 인터넷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루머성 기사를 보면 광저우 세계무역중심 건물에서만 30명이 숨지고 200명이 감염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광둥성 보건국은 "이 괴병은 비전형성 독성 폐렴 증상을 유발한다"면서 "2개월전 허위앤(河源)에서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국은 "그러나 소문처럼 이번 괴병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면서 주민들에게진정을 호소하고 "며칠 안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진상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괴병은 호흡기관을 통해 전염되는 독성 폐렴으로 몸에 열이 나고 전신 근육통과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며 전염 속도가 매우 빠른 특성을 갖고 있다. 광둥성 당국은 이번 괴병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있으며배양한 일부 바이러스 샘플을 베이징(北京)에 있는 연구소로 긴급 배송했다. 중국 국무원 위생부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문가를 광둥성으로 긴급 파견해 전염병 피해 상황과 발병 원인, 치료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명보(明報)는 중국 위생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이번 괴병은 탄저균과 증상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광둥성 유관기관이 전염병 사망자의 시신을 해부한 결과, 심장에 검정색 구멍이 생겼다"면서 "이는 탄저균으로 유발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내 환기를 자주 하고 식용 식초를 공기 속에 증발시키는 한편 손을 자주 씻고 몸을 따뜻하게 하며 환자와 접촉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