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의 투자 양극화 현상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무선통신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자를 늘리는 반면 유선통신업계는 감소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무선업체가 올해 비동기식 차세대 영상이동통신(IMT-2000)인 W-CDMA망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인데 비해 유선업계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포화로 신규 투자요인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무선통신=무선업계의 투자확대는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투자규모를 지난해(1조9천6백40억원)보다 27% 늘어난 2조4천9백억원으로 정했다. 구체적으로 2.5세대망 구축에 7천8백억원,3세대 W-CDMA망 5천2백억원,전송망 및 기타시설 투자에 6천2백억원을 쓸 계획이다. 표문수 사장은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W-CDMA 투자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W-CDMA 투자가 다소 줄더라도 전체 투자규모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F는 올해 총 1조8백3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의 1조1천2백4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3세대망에 2천3백48억원,2.5세대망에 3천3백7억원 등을 투자한다. 이 회사는 "경쟁업체인 SK텔레콤이 W-CDMA 투자를 대폭 늘리더라도 투자효율성 등을 감안해 2천3백여억원 수준에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텔레콤도 지난해 3천5백80억원에서 올해 4천1백억원으로 투자규모를 15% 늘려잡았다. 통화품질 개선이 목표다. ◆유선통신=파워콤을 인수한 데이콤이 얼마나 투자에 나설지가 관심이지만 유선업계 전체적인 투자는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KT는 올해 투자계획을 2조3천억원 미만으로 정하고 수익성과 주주중심 경영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KT는 지난해 2조1천4백50억원을 투자했다. 2000년 3조5천억원과 비교하면 2년 연속 투자 규모를 줄이는 셈이다. 하나로통신은 KT의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에 대응하고 방송·통신 융합,주문형비디오(VOD) 등 신규사업에 총 4천2백91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미치는 영향=무선장비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통신장비업체들은 매출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유선분야의 중견 및 중소 장비업체와 IT벤처들은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동원증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유선분야에서 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은 계속 낮아질 전망이어서 국내 통신업계 경기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