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는 지난 2000년부터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거듭나고 있는 종합상사다. 무역과 패션사업부문으로 구성된 이 회사는 전체 매출에서 무역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달한다. 하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선 패션부문이 80% 가량을 차지해 패션부문의 이익기여도가 높다. LG상사가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것은 지난 2000년.패션부문에서 16개의 적자 브랜드를 정리·매각하고 경상남도의 양산 공장을 분사시켰다. 지난해엔 LG증권 극동도시가스 LG마이크론 등의 지분을 정리했다. 매각대금 1천7백89억원 등을 차입금을 갚는데 썼다. 그 결과 지난해 무려 4천2백4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함으로써 차입금을 6천억원대에서 2천1백6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2000년 2백61%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현재 1백64%로 떨어졌다. 유통사업부인 LG마트를 지난해초 분리한 것도 사업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회사측은 "LG마트쪽은 흑자사업부지만 할인점시장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점포확장을 위해 연간 1천5백억원의 자금을 필요로 한다"면서 "따로 떼내 키움으로써 자금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올 하반기께 LG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을 통합한 법인인 LG유통을 거래소에 상장시켜 3천억원 규모의 매각이익을 올릴 계획이다. 구조조정의 성과는 실적으로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 19조5천억원으로 전년대비 6.2%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5% 가량 줄었지만 이는 마트부문의 분사로 인한 것이고 무역과 패션부문만 고려할 경우 오히려 5.4%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순이익 증가률이다. 지난해 LG상사의 순이익은 9백2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1백64%나 늘어났다. 회사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으로 지급이자가 절반수준인 4백64억원으로 감소한데다 2001년 2백59억원에 달했던 지분법 평가손이 지난해엔 25억∼26억원 수준의 평가익으로 돌아선 데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올해 오는 6월과 7월 만기인 회사채 9백60억원을 전액 상환하고 내년 만기인 1천2백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조기 상환해 빠르면 올 상반기,늦어도 연내에는 무차입 경영을 실시할 방침이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