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의 뜻에 반하는 기업의 정책이 주가하락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전격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증권업계는 기업들이 주주를 우선시 하는 경영체제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11일 그룹차원에서 추진했던 쌍용화재 인수와 관련,지분인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으로 웅진코웨이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쌍용화재 지분인수 참여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을 회사측이 받아들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말 웅진그룹이 쌍용화재 인수를 공식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는 웅진코웨이에 대해 부정적인 코멘트가 줄을 이었다. 주가도 단기간에 20% 이상 급락했었다. 풀무원도 시장의 요구를 받아들인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달 10개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하고 사업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분할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쏟아졌고 주가가 폭락하자 풀무원은 비상장회사인 풀무원테크와 풀무원샘물에 대해 현물출자 또는 합병 승인을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후 주가는 오름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시장 등록업체인 화인썬트로닉스는 골프용품업체에 대한 출자를 결의했으나 전문 기관의 평가없이 과도한 출자를 한다는 지적을 받자 최근 이 계획을 철회했다. 네오위즈도 유통주식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올 상반기 안에 무상증자 실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기업들이 주주들의 요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것은 주주중시 경영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평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들이 새로운 정책을 주식시장에서 검증받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지분이 많은 기업들은 시장에서 나름대로 기업경영에 대한 감시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며 "그러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기업 중에는 아직도 주주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