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리처드 왜고너 사장은 12일 GM대우자동차가 올해 신차개발 등에 4천억∼5천억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왜고너 사장은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GM대우차가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품질개선과 풀라인업 구축이 관건"이라며 "올해 투자되는 4천억∼5천억원은 연구개발 신차개발 생산시설 등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디자인센터 부문에 20억원을 투자하고 올해 1백명 정도의 엔지니어도 신규 채용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왜고너 사장은 "한국의 내수시장이 위축됐으나 라세티와 칼로스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등 GM대우차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인수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기업홍보와 마케팅을 한층 강화해 나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GM이 최근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할인판매 등 인센티브제를 한국 상황을 감안해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M대우차의 수출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브랜드로 수출시킬지 확정하지 않았으나 멕시코 등 GM 네트워크가 개발되지 않은 틈새시장을 중심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평공장 조기인수 가능성에 대해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것보다 기존 공장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면서 부평공장의 생산성과 노사관계가 개선되면 인수할 뜻이 있음을 확인했다.

향후 자동차산업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5년간 세계 자동차시장 증가분의 50%를 차지하게 될 8개국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인도 태국 등 4개 국가"라며 "특히 한국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하고서는 아·태지역에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디젤승용차 조기허용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디젤연료의 황 함유량이 유럽수준의 10배에 달한다"며 "관련 모든 업체들이 디젤승용차 허용에 대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왜고너 사장은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예방,"GM은 GM대우차가 만드는 제품의 품질과 엔지니어링 수준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며 "한국에서 나온 디자인이나 연구개발의 성과를 세계의 다른 GM 회사들이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에 대해 "노동자들에게 합리적 권리를 보장하되 동시에 합리적 행동을 요구할 것"이라며 "한국 노동자들이 GM같은 우수한 회사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을 배우기 바라며 GM의 사업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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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고너 사장은 누구 ]

리처드 왜고너 GM 사장(50)은 GM의 전략과 운영을 총책임지고 있는 인물.

오는 5월 은퇴하는 잭 스미스 회장의 뒤를 이어 GM의 회장 및 CEO로서 사령탑을 맡게 된다.

하버드대 MBA 출신인 그는 지난 77년 GM에 입사했다.

89년부터 90년까지는 GM유럽의 재무담당 부사장을,91년부터 92년까지는 GM브라질 사장을 지냈으며 94년에는 북미지역 사업을 총괄했다.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2000년 6월이며 지난해 4월 대우차 인수 본계약을 맺기 전까지 대우차 인수전에도 깊숙이 개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