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파장 분위기다. 한달 보름동안 바삐 움직였던 인수위원들의 출근시간이 이번주들어 눈에 띄게 늦어졌다. 각 부처에서 파견나온 60명 가량의 국.과장급 공무원들의 퇴근시간도 정시에 가까워졌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전해질 인수위 활동 보고서가 오는 15일까지 마무리되면 주요 업무는 사실상 마무리된다. 남은 업무는 인수위활동 백서작성,인수위 요원들의 다면평가 정도다. 이로 인해 인수위 업무가 끝난뒤 새로 일자리를 찾아야할 인수위 관계자들은 새 정부의 제한된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짐꾸리는 인수위원=각 분과별로 인수위 활동업무를 총괄하는 6백쪽 분량의 보고서가 준비중이다. 그동안 인수위가 추진해온 업무내용을 중심으로 새 정부의 각 부처가 해야 할 장·단기 과제,공약의 우선순위 등이 모두 들어간다. 분야별 인수위원들의 지휘 아래 실무자들이 막바지 문안을 가다듬고 있다. 인수위원들은 아직 청와대 비서실에 들어가기로 확정된 위원이 한명도 나타나지 않자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10∼15배수의 장관후보 명단에 포함됐더라도 경쟁이 치열해 발탁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자 동료위원들끼리 장관후보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26명의 위원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현직 교수들은 "새 학기 강의를 어떻게 해야할까요"라는 대학측의 문의에 "일단 수업일정을 잡아두라"거나 "며칠 더 기다려라"는 어정쩡한 대답을 해주는 실정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일하도록 한다는 것이 노 당선자의 의중으로 알려지면서 일부는 대학으로 되돌아가겠다며 체념하는 분위기다. ◆자리다툼 치열한 당료=노 당선자를 지근 거리에서 보좌할 비서진 진용이 가닥잡히면서 당료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수석비서관에 이어 각 부문별 비서관 내정 명단이 흘러나오자 일부 탈락예상자는 출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로 들어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희비가 교차하면서 보좌진들끼리 인사문제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 인선 과정에서 노 당선자의 '386 핵심측근'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다면평가' 놓고 논란=당료들을 중심으로 청와대 비서진 인선에 다면평가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데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인수위는 당초 13일 실시키로 했던 전 직원의 다면평가를 18일로 연기하는 등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허원순·김병일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