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를 장삿속으로 이용하지 말라.' 세계 각국에서 상업주의에 찌들어 놀자판으로 변질된 '밸런타인데이'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독교가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남녀 탈선을 부추기는 저속한 장삿속을 응징하자는 분위기가 폭력으로 비화되고 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14일 밸런타인 카드와 선물을 파는 대형 체인점에 힌두교 민병대가 들이닥쳐 가게를 부수고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이란에서도 경찰이 수도 테헤란 시내의 상점들을 강제로 문닫게 했으며 하트 모양의 장식물들을 진열장에서 치우도록 했다. 미국에서도 대도시를 중심으로 밸런타인데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시카고의 일부 술집들은 이날 검은 풍선을 매달고 독신자들을 위한 '안티' 밸런타인데이 파티를 열었다. 웹사이트에는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노리는 카드회사와 꽃배달점 제과업자들에 대한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는 '국제 독신자의 날'파티가 열리는데 이 행사의 목적은 '누구나 짝을 지어야 한다'는 밸런타인데이의 독재적 관념에 대한 저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