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가 지속되자 코스닥 등록을 위한 공모를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공모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자 기업들이 스스로 공모를 철회·연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실적악화로 그만두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1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코스닥위원회의 등록예비심사를 통과한 62개 기업 중 공모를 실시하지 않아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지 못한 회사가 12개에 이르고 있다. 12개 기업은 △공모철회 기업(삼중테크 덕양에너젠 매직컴) △공모연기 기업(썬코리아전자 패션네트 썸텍 기가텔레콤 한국인식기술 비아이피 상진미크론) △공모대기 기업(실크로드시앤티 은성코퍼레이션) 등이다.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등록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하며 공모시점을 미룬 기업은 심사통과일로부터 1년 이내에 등록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공모를 철회하거나 연기한 기업의 대부분은 낮은 공모가를 사유로 들고 있다. 밥솥을 생산하는 매직컴이 대표적이다. 주간사 증권사인 동양증권의 김상범 상무는 "매직컴의 경우 인도네시아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혀 수익기반이 탄탄한 데다 자금사정이 좋다"며 "회사측이 공모가를 낮춰가면서까지 등록을 진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등록절차를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패션네트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반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당시만 하더라도 공모가가 1만5천∼2만원(액면가 5천원)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1만원 이하에서 결정되자 공모일정을 연기했다. 패션네트와 한화증권은 지난 한 해 실적을 봐가며 올 상반기 중 다시 공모 및 등록을 추진키로 한 상태다. 썬코리아전자는 공모가 할인정도가 워낙 심해 등록요건 중 부채비율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판단,공모를 연기했다. 이와는 달리 삼중테크는 갑작스러운 실적악화로 공모를 철회한 경우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괜찮게 나왔지만 3·4분기 실적이 워낙 저조해 공모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삼중테크의 경우 실적이 호전될 때까지 기업공개(IPO)를 늦추기로 해 앞으로 2∼3년 내 등록은 어려울 것으로 교보증권은 판단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