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14일 현대상선 4천억원 대출에 대해 "명백한 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정 총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출석,산은이 지난 2000년 6월 현대상선에 현대계열 신용공여한도 비율을 초과해 대출해준 데 대해 "파악해보니 취급한 직원은 위반 사실을 알았으나 그해 5월 현대자동차가 계열분리를 선언,해소될줄 알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기한연장이 불가능한 일시 당좌대월의 기한을 연장해준 데 대해선 "편법으로 신규대출 형식을 밟았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출 관련자 처리문제에 대해 "박상배 부총재에 대해선 13일 해임 제청을 했고,실무자 3명은 오는 17일 소명기간이 끝나는 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현대상선 김충식 전 사장이 산은으로부터 빌린 2천3백억원은 갚을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부 북한으로 넘어간 돈이었다"며 "그런 돈을 산은이 어떻게 해서 받을 수 있게 됐는지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또 "현대상선이 알짜배기 사업인 자동차 운반선을 발레니우스-빌헬름센이라는 외국회사에 파는 과정에서 산은이 외국회사에 매각대금으로 9억5천만달러를 빌려줬다"며 "그 돈이 있으면 현대상선에 빌려줘 회사를 회생시키지 왜 외국에 넘겼느냐"고 추궁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현대계열 회사의 여신한도를 초과해 대출하는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의 압력을 받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또 4천억원 일시 당좌대월은 기한연장이 불가능한데 편법으로 연기된 배경이 뭐냐고 추궁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