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SK텔레콤과 후발사업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17일 무선랜과 이동통신 통합상품을 전격 출시한다. SK텔레콤 등은 KT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 금지한 결합(번들)상품 판매행위를 하는 것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KT는 이번에 출시한 통합상품의 경우 가격 할인이 없고 무선랜과 이동통신 상품을 단순히 공동 판매하는 것뿐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KT의 복합상품=KT는 무선랜서비스인 '네스팟'과 KTF의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EV-DO)을 연계한 '네스팟 스윙'서비스를 1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이용해 무선랜이 설치된 지역(전국 8천5백여곳)에서는 값이 싼 무선랜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게 하고 그외 지역에서는 이동전화망을 활용,끊김없이 인터넷을 즐기게 해주는 것이다. 윤종록 KT 마케팅 기획본부장은 "특정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무선랜과 지역 제한이 없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KT는 다른 이동통신업체들이 희망할 경우 같은 방식의 사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쟁업체 반발=SK텔레콤 등이 KT의 계획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는 독점력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네스팟 스윙'에선 가격 할인을 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월 2만5천원인 무선랜 이용요금을 1만원 수준까지 낮춰 이동전화 가입자를 빼앗아 갈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의 무선랜은 이미 투자가 끝난 시내유선망에 의존하는 까닭에 다른 사업자와 공정경쟁이 불가능하다"며 "시내망의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이동통신시장도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KT가 다른 사업자에게 문호를 개방한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나로통신과 LG텔레콤 등도 같은 입장이다. 반면 KT는 무선랜이 기업 전용선 등 다른 망도 활용하고 있어 시내망의 독점력 활용이라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또 해외 통신업체들이 무선랜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장비·콘텐츠업체 육성과 산업 활성화를 위해 결합상품 출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통부 입장=정통부 관계자는 "유·무선 통합상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불공정행위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신기술에 의한 새 서비스 육성 차원인지,아니면 단순히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차원인지가 불공정 행위여부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